삼성이 올해 브랜드 가치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기업 ‘톱(TOP) 5’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브랜드파이낸스'(Brand Finance)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글로벌 500대 브랜드'(2021 Global brand 500) 보고서에서 삼성은 5위에 랭크됐다.
해당 보고서는 삼성에 대해 ‘삼성 그룹(Samsung Group)’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삼성전자 외에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올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026억2300만달러(약 113조3676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브랜드 가치는 8.6% 증가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삼성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세계 5위’ 자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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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1.1.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불과 10년 전인 2011년만 하더라도 브랜드파이낸스 조사 결과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약 215억달러에 그쳤다. 당시 순위는 18위로 일본의 토요타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높았다.
그러다가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2012년 6위로 브랜드 가치가 수직상승했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3년 연속으로 애플에 이은 세계 2위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2016년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로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약 28% 감소한 586억달러로 7위까지 순위 하락을 겪기도 했다. 이후 삼성의 브랜드 랭킹은 △2017년 6위(662억달러) △2018년 4위(923억달러) △2019년 5위(913억달러) △2020년 5위(945억달러) 등으로 조사됐다.
브랜드파이낸스는 삼성을 두고서 “한국의 대기업으로서 삼성은 아시아 최고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으며 세계에선 5번째에 해당된다”며 “2020년 갤럭시S20 등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뒤로 시장 혁신을 선도하는 이미지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올해 브랜드 가치가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나날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초래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에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라이벌 관계인 애플이 꼽혔다. 지난해 3위였던 애플은 올해 브랜드 가치가 무려 87.4% 급증하며 약 2634억달러로 1위에 올랐다. 애플이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16년 이후 5년만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던 아마존은 올해 순위가 2위로 한계단 떨어졌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와 비교해 15.1% 늘어난 약 254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구글(1912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1404억달러로)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1위 애플부터 4위 마이크로소프트까지 미국의 IT기업들이 휩쓴 가운데 삼성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소속으로는 가장 높은 랭킹에 오른 것이다.
삼성 외에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차(70위) △SK(78위) △LG(92위) 등이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려 재계 ‘4대 그룹’의 위상을 과시했다.
500위권까지 범위를 넓히면 한국전력(328위), CJ(365위), 기아차(379위), 신한금융(392위), KB금융(419위), GS(458위) 등도 랭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톱 500’에 선정된 국내 10개 기업의 브랜드 가치 총합은 1960억달러로 조사됐으나, 이 중 과반인 52.3%가 삼성의 몫이다.
전체 500대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총합은 7조1256억달러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 미국 기업은 197개사로 브랜드 가치가 3조2807억달러에 육박해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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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이어서 중국이 1조4223억달러로 20% 비중을 기록했고 △일본(6.5%) △독일(5.9%) △프랑스(4%) △한국(2.8%) △영국(2.5%)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브랜드 가치 성장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 157.6% 증가해 약 32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47위였던 테슬라의 순위도 올해 42위로 급등했다.
중국의 알리바바도 브랜드 가치가 지난해보다 108.1% 증가해 약 392억달러로 30위에 올랐다.
반대로 브랜드 가치가 크게 줄어든 곳으로는 49.1% 감소를 기록한 미국 방송사 CBS가 선정됐다. 또 다른 방송사인 NBC도 코로나19에 따른 스트리밍 이용 증가 영향을 받아 브랜드 가치가 44.3% 줄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산업에서도 △보잉(-40.1%) △아메리칸에어라인(-39.9%) △유나이티드항공(-39.2%) △델타항공(-37.5%) △에어버스(-36%) 등의 브랜드 가치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브랜드파이낸스가 기업 브랜드 가치와 함께 발표한 ‘2021년 글로벌 톱 100 CEO(최고경영자)’ 명단에서는 이원희 전 현대차 대표가 31위,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51위에 각각 올랐다. CEO 랭킹 1위는 마스터카드의 아제이 방가(Ajay Banga) 회장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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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랜드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글로벌 500대 브랜드’ 보고서에서 삼성이 5위를 차지했다.(자료=브랜드파이낸스) ©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