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두 회사의 OLED 패널을 탑재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가 지난해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이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4분기 매출액 9조9600억원, 영업이익은 1조75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펜트업 효과’로 인한 TV 및 모니터 수요 회복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무엇보다 모바일용 OLED 패널을 앞세운 중소형 디스플레이에서의 선전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강세로 인한 가동률 향상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도 2020년 4분기 6854억66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14분기만에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 또한 7조4612억800만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3대 전략과제’ 중 한 축인 POLED(플라스틱 올레드) 사업이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바탕으로 출하량이 증가하며 성과 개선에 기여했다. 부문별 매출에서도 모바일 패널 및 기타 매출 비중은 34%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캐파(생산능력)를 최대치로 운영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런 상황에서 품질과 수율에 대한 자신감과 고객의 신뢰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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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뉴스1 |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하반기 실적 호조의 중심에는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신제품 ‘아이폰12’ 시리즈를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2 프로 맥스 등 4종으로 확대하면서 동시에 모든 모델에 OLED 패널을 적용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부터 모바일용 OLED 패널 공급계약을 맺어온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아이폰12’ 시리즈부터는 공급사 다양화 차원에서 LG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모바일용 OLE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그야말로 판매 돌풍을 일으켰다. 애플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수준인 1114억달러(약 125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아이폰으로만 656억달러(약 7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돌풍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모바일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렸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는 삼성디스플레이의 2020년 4분기 모바일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이 80%대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도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렸을 것으로 전망됐다.
양사는 올해 모바일용 OLED 패널 시장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애플로 대표되는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감소로 실적 정체가 예상되지만, 전체적으로는 중저가 모바일 제품까지 OLED 패널을 채용하는 모델이 늘어나면서 가동률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5G 스마트폰 시장 본격 확대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세로 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폴더블과 같은 혁신 제품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에 대비해 기술 완성도와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올해는 그동안 고생하며 갖춘 기반을 한층 더 레벨업시키는 숙제가 있다”면서 “그런 숙제를 병행하며, 전년보다는 상당 폭의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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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 뉴스1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