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계가 요즘 교사의 근무여건과 권한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로 갈수록 열악해지는 교사 근무여건, 그로 인한 교사들의 사직, 정치권의 교사 및 교육과정 개입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교사 부족 문제다. 미국 감사원(U.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분석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1년 동안 41개주에서 23만3천여명의 공립학교 교사가 사직했다. 캔사스 주립대(Kansas State University) 교육대학 교수를 맡고 있는 투안 뉴엔 박사(Dr. Tuan Nguyen)는 “교사 구인, 사직, 부족 현상은 고르디아누스의 매듭(Gordian knot)과 같다”고 말한다. 교사가 부족하니 교육청은 계속 구인공고를 내고, 교사 자격 수준을 낮추게 되며, 그로 인해 수준이 낮은 교사가 채용되거나, 수준을 갖춘 교사가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뉴엔 박사는 미국 전체에서 최소 3만6500명의 교사가 부족하며, 이는 자격부족 교사는 계산에도 넣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국내 자격 부족 교사가 1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교사 직을 희망하는 미국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당시 교대 재학생은 70만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40만명으로 40%가 줄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교육분야(STEM) 교사가 줄고 있다. 2010년 STEM자격을 갖춘 교사는 3만2000명이었으나, 2019년 2만2000명으로 줄었다.
교사가 되어도 그 직업을 유지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 이전 교사의 연간 사직율은 8%였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교사 사직율은 점점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는 22%, 아칸소와 일리노이는 12%, 노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12%에 달한다.
교사들을 괴롭히는 또다른 요인은 정치권의 공립 교육과정 개입이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캅 카운티 공립학교의 케이티 린덜 교사는 10년 동안 교직에 종사했으나 지난 3월 해고당했다. 캅 카운티 교육청 변호사는 “초등학교 수업에서 성정체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2022년 제정된 학교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교사는 “불명확한 이유로 특정 주제를 다룬 책을 금지하는 것은 언론탄압이나 다름없으며, 부당한 해고를 금지한 조지아주 법을 위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현재 조지아주 고등법원에서 재판중이다.
이처럼 교과과정을 둘러싸고 정치적 이유로 교사가 법적으로 피소당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남가주대(USC) 교육학과 교수인 숀 하퍼 박사(Dr. Shaun Harper)는 2021년 1월부터 44개주가 비판적 인종이론(critical race theory)을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문제는 비판적 인종이론이 K-12 공립학교에서는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특정 정치권을 겨냥한 법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논쟁은 플로리다 주지사이자 공화당 대선주자인 론 드샌티스(Ron DeSantis)가 지난 5월 대학 내에서도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 및 서적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면서 심각해지고 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주에는 교육에 사용되는 모든 서적을 주 교육부의 승인을 받으라는 법에 서명했다. 한마디로 모든 서적을 주정부에서 검열하겠다는 뜻이다. 펜 아메리카(PEN America)의 케시이 미헌(Kasey Meehan) 작가는 “현재까지 1400권의 책이 정부로부터 금지당했으며, 서적의 71%는 어린이 청소년을 겨냥한 책”“특정 이론 및 서적 금지는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교사와 사서, 교수 등 교육자들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