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 씨(54)가 개인 돈과 소속사 자금 횡령 혐의를 받는 친형 박 모 씨(56)의 2심 재판에 출석해 “1심 판결을 보고 통탄했다”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부친과 아내에 관해 묻는 말에는 “얘기하지 않겠다”면서 입을 다물었다.
박수홍 씨는 1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송미경 김슬기) 심리로 열린 친형 박 모 씨(56)와 형수 이 모 씨(53)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2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박수홍 씨가 2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직접 진술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진행됐다. 박수홍 씨는 당초 피고인석과 증인석 사이 차폐시설 설치를 신청했으나, 재판부가 허가하지 않아 차폐시설 없이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박수홍 씨는 “1심에서 저들의 횡령이 회삿돈에 국한되고 개인 자금 횡령 부분은 무죄가 나왔고, 형수 이 씨는 법인과 관계가 없다며 무죄가 나온 것이 너무나 부당하다”며 “판결에 대해 죄송하지만 너무 부당하다 생각해서 증언하고 싶다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다른 소속사로 가도 되지만 가족이고 사랑했고 신뢰했기에 (박 씨에게) 동업을 제안해 매니저로서 동업 관계로 1인 연예기획사를 이뤘고 그 모든 걸 30년 동안 제가 일으켰다”며 “그런데 가족회사란 이유로 이들이 제 자산을 맘대로 유용하는 것을 보고 통탄함, 원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수홍 씨는 “박 씨와 이 씨가 취득한 43억여 원의 부동산은 이들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받은 급여와 배당금 등을 단 1원도 소비하지 않았단 전제로 계산하더라도 20억 원이 모자란다”며 “제 개인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수취인 불명으로 이체한 돈을 더하지 않으면 절대 취득할 수 없는 부동산을 저들 명의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에게는 ‘너를 위한 재테크’라고 하면서도, 동업이 해지될 때까지 제 이름으로 된 부동산이 없었다. 모두가 박 씨, 이 씨가 50% 나눠 가진 부동산뿐”이라고 말했다.
박수홍 씨는 “한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다른 이들이 이익을 (챙기는 것은) 가족이라 하더라도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홍 씨는 박 씨 측 변호인이 부친에 관해 언급하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박수홍 씨는 “아버지의 허물을 얘기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다”라며 “증인으로 부모님을 내세워 비난하게 만드는 일을 절대 하고 싶지 않고 동조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스타일리스트의 돈이 박수홍 씨 아내에게 흘러간 것 아니냐는 박 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도 “횡령 사건에 처가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다”며 “1심에서는 제 옛 연인 얘기를 꺼내더니 어떻게 제 처를 (언급하느냐)”고 지적했다.
박 씨 측 변호인은 또 박수홍 씨가 법인카드로 나이트클럽이나 여행지, 백화점 등에서 사용한 내역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정당한 사용이냐”고 캐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수홍 씨는 “본질이 호도됐다. 이런 부분을 다 열거해 망신주기식으로 얘기를 꺼내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모함하고 본질을 흐리는 질문을 왜 하는지 알 수 없다”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수홍 씨의 친형 박 씨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박수홍 씨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 회사 라엘과 메디아붐의 회삿돈, 박수홍 씨 개인 자금 등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1심은 박 씨가 라엘에서 7억 2000여만 원, 메디아붐에서 13억 6000여만 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형수 이 씨에게는 공범 증명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