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서 졸업 축하 연설을 갖고 “저는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시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전투를 멈추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함께 공존하도록 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음을 거듭 밝히며 “이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도 말했다.
이번 연설은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대거 사망하고 있음에도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표방하는 바이든 정부에 미(美) 대학 학생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는 최근 전통 지지층인 젊은층 표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가자지구 사태로 인한 ‘학생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표심을 다시 사로잡기 위한 공개 발언으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하나의 전통 지지층인 ‘흑인 표심’을 잡기 위해서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찾은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흑인 남성 대학으로, 남북전쟁 직후 해방된 흑인 노예 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자 1968년 피살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 대학 출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남성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났던 때 여러분의 대학 생활이 시작됐다면서 “흑인 청년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었으니 무엇이 민주주의인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 대선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이민자들이 우리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파시스트와 같은 발언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우리의 피는 모두 같은 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흑인의 역사가 미국의 역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미국 대법원에 최초의 흑인 여성을 임명했고 최초의 흑인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을 지냈으며 최초의 유색 여성이 나의 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학교 내에서는 행사 불참이나 바이든 대통령 연설 때 박수를 치지 말자는 등의 항의 움직임도 거론됐으나 실제로는 ‘작고 조용한 항의 시위’만이 있었고 침착함이 유지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는 “졸업생들은 묵묵히 앉아 있거나 박수 정도를 보냈지만 나이가 있는 동문들은 서서 대통령을 응원하는 등 세대 차가 뚜렷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