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레르기 반응 경험자는 접종 대상자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는 10일(현지시간) 피터 마크스 FDA 생물학적제제 평가연구센터(CBER) 센터장이 영국 규제당국이 화이자 및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BNT162b2)을 접종한 2명이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것에 대해 불완전한 정보를 공개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자문회의 앞두고 영국 규제기관과 협조…승인에 부작용 사례 반영
마크스 센터장은 지난 9일 브리핑을 통해 “BNT162b2를 접종한 뒤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 사람 중 적어도 한명은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에서 진행했던 백신 임상시험에서는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등록을 제외했다”며 “FDA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내릴 경우 백신에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 대해선 접종을 금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DA 관계자들은 영국 규제당국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으며 10일(현지시간) 오전에 열릴 FDA 백신·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VRBPAC) 회의에 앞서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FDA는 지난 8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BNT162b2 백신의 안전성 및 유효성 데이터가 확인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었다. FDA는 자문위원회 회의 후 1주일 안으로 화이자측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스 센터장은 또한 부작용 정보가 너무 일찍 공개됐다는 언급도 했다. 아직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보고가 나오는건 오히려 공황을 일으킬 수 있다”며 “팝콘 타는 냄새가 난다고 강당에 불이 났다고 소리치는 격”이라고 말했다.
◇MHRA, 아나필락시스 조사중…조사완료시 업데이트 제공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대변인은 바이오센추리에 현재 2건의 아나필락시스 보고서를 조사 중이며 조사가 완료되면 업데이트된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기존의 조언에 따라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사람들은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MHRA은 부작용 사례 보고 후 의약품, 식품 등 관련 심각한 알레르기 경험이 있는 사람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지 말라고 권고했다.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내 단백질로 인한 알레르기 과민반응이다. 급성 면역반응을 일으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지난 10월 국내에서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인한 알레르기 의심 증상이 문제가 됐을때도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현재 국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 신고 후 사망사례는 총 108건으로 보고됐으나 질병청의 역학조사 및 피해조사반 심의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질병예방관리센터(CDC)는 기존에 백신 접종으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겼었다면 재접종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일반적인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은 접종해도 괜찮다.
◇같은 날 EMA, 화이자 백신관련 해킹, 캐나다는 승인 허가
한편 같은 날 유럽연합(EU)의 의약품 인허가를 담당하는 기관인 EMA에서는 기관 서버에 저장된 BNT162b2 심사 문서 등에 대한 해킹 시도가 있었다. EMA측은 이번 사건으로 자체 시스템이나 화이자 및 바이오엔테크의 시스템에 침해된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EMA측은 현재 이번 해킹시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캐나다 보건당국은 같은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BNT162b2의 공급을 승인했다. 양사는 2021년까지 캐나다 정부에 최소 2000만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