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장 투석을 받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체치료제가 투여된다. 해당 환자들은 따로 항체치료제 투약을 받으러 갈 필요 없이 신장투석센터에서 바로 치료제를 받을 수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이번 주부터 신장투석 기관에서도 투약될 예정이다.
신장투석기관에서 투약될 항체치료제는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캐나다 앱셀레라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LY-CoV555(성분 밤라니비맙)’과 미국 리제네론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REGN-COV2(성분 카사리비맙·임데비맙)’이다.
해당 치료제는 지난 11월 FDA로부터 각각 중증 위험이 높고 입원하지 않은 초기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 및 예방을 목적으로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최근 병원마다 코로나19 환자들이 넘쳐나고 백신 접종까지 겹쳐 항체치료제 공급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또한 신장투석 환자는 만성질환자 중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시 특히 치명적인 고위험군 중 하나다. 현재 미국에서만 50만명에 달하는 투석 환자들이 있다. 이들은 보통 일주일에 3회 정도 투석 기계를 이용해 혈액을 청소한다.
투석은 기능이 떨어진 신장을 대신해 혈액 내 찌꺼기를 청소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신부전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당뇨가 꼽힌다.
미국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이 항체치료제 50만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가 배포됐으나 아직까지 그중 21%만 투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 신장투석 서비스 제공기업인 프레제니우스 메디컬케어(Fresenius Medical Care)는 이번 주 중으로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 전용 시설 또는 해당 환자들만을 위한 근무시간을 이용해 항체치료제 치료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규모 투석 서비스 제공 기업인 유에스리날케어(US Renal Care)도 이번 주부터 최근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LY-CoV555 투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항체치료제는 미국 전역의 클리닉 중 16개 클리닉에 우선 공급된다.
메리 디트리치 유에스리날케어 최고의료책임자는 “(항체치료제를) 적시에 치료할 경우 환자들의 입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장투석센터가 오히려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우려했다. 신장 투석과 항체치료제를 한자리에서 투약할 경우 약물을 주입하고 모니터링 하기위해 몇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저소득층을 위한 비영리 의료기관 세인트존웰 아동 및 가족센터는 쓰지 않는 치과 진료실을 용도 변경해 항체치료제를 투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곳에서는 하루 최대 18명에게 항체치료제 투약이 가능하다.
그밖에 일부 병원들은 암환자들을 포함한 취약계층을 위해 분리된 투약장소를 개방하고 있다.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 대학교 전염병학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항체치료제 투약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투약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병원들이 직원들에게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급증하고 있는 ‘매우 아픈’ 환자들과 씨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