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가 올해 2분기 합산 매출액 70조 원을 첫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8조 원에 육박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썼고, 두 자릿수의 높은 수익성을 이어갔다.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2분기 합산 매출액은 72조5885억 원이다. 업체별로 현대차 45조206억 원, 기아 27조5779억 원이다. 합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현대차 4조2791억 원·기아 3조6437억 원으로 합산 7조9228억 원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3.6% 늘어난 수준이다.
합산 실적은 사상 최대치다. 현대차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신기록을 썼으며, 기아 역시 2분기 연속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역시 10.9%로 두 자릿수를 지속하며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2분기(11.1%)에 버금갔다. 기아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률이 13.2%에 달해 이전 최고치였던 1분기 13.1%를 또다시 넘었다.
판매량은 증가세가 주춤했다. 도매 기준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판매량 105만7168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기아도 1년 전보다 1.6% 감소한 79만5183대로 나타났다. 합산 판매량은 185만23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0.8% 줄었다.

현대차·기아가 2분기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레저용차량(RV)과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시대 하이브리드차 생산 확대 등 유연한 생산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밖에 지속하는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원재료비 감소 등도 보탬이 됐다.
현대차의 SUV·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고, 기아는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 RV 판매 비중이 78%에 달했다. 기아 관계자는 “리오 단산과 K5 생산 공백에 따른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RV 중심 믹스 개선으로 이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하반기 미국 대선 등 주요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면서도 시장 상황에 맞는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 등 유연한 생산 체제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수익성 위주 사업을 통해 연간 사업계획도 달성하겠다고 했다.

11월 대선 직전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의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8월 28일 예정된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전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또는 축소, 친환경 규제 완화, 보편적 관세 부과 등의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IRA에 수혜를 입고 있는 주(州) 대다수가 경합주고,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기 때문에 IRA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가장 강점인 유연한 생산을 바탕으로 IRA 지원 규모가 축소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 물량을 대폭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경쟁으로 하반기 인센티브 수준이 올라갈 수 있겠지만, 연간 사업계획 수준”이라며 “하반기 매출과 수익성은 사업계획을 초과 달성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