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비축 개념에서 식사 대용으로 인식 전환미국인들이 신라면과 진라면, 불닭볶음면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어쩌다 먹는’ 음식에서 간단한 한끼 식사 대용으로 라면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8월까지 수출 실적이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에 근접했다.
덕분에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라면업계가 3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美 수출 최고치…2019년 실적 돌파 코앞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미국 라면 수출액은 5320만달러로 전년 전체 실적(5354만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미국 라면 수출액은 8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제품이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한국 특유의 매운 라면뿐 아니라 자극성이 덜한 자장라면·볶음면도 현지인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 경제 상황도 라면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한봉지가 1달러 안팎에 팔리고 있다”며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저렴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다양한 변신으로 추가 실적 상승을 끌어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라면 수요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인보다 아시아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선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 상황 불안감으로 저렴한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소비의 연속성을 위해 한국 라면 정체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레시피 변화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News1 신웅수 기자 |
◇라면업계, 3분기 실적 호조…국내 실적 안정, 해외는 날개
라면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라면업계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맑음’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농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0% 늘어난 292억원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코로나19 최대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다. 비축 개념이 강한 라면에 소비가 몰리자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3분기 들어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신라면과 기생충이 몰고온 짜파구리 열풍이 지속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208억원)와 비교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과 동남아 지역 수출이 늘어나면서 중국 집중도 역시 완화되고 있다. 실제 삼양식품의 올해 7∼8월 미국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성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양라면과 수출 효자로 떠오른 불닭볶음면으로 얻은 성과다.
오뚜기도 해외 매출을 앞세워 3분기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473억원으로 예상된다. 오뚜기는 내수 비중이 높아 그동안 해외 매출 비중이 3%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를 10%까지 끌어올렸다.
라면업계 전반적으로 올해 국내보단 해외 시장 성장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비축 식량 개념이 라면이 식사 대용으로 변화하고 있어서다. 뉴욕타임스가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 블랙’을 꼽을 정도로 위상은 이미 높아졌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국내 실적은 코로나19 위기감이 강했던 2분기가 사실상 최고치”라며 “해외에서 실적을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