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이 또 한 번 ‘원샷원킬’ 능력을 뽐내면서 업그레이드 된 결정력을 자랑했다. 비록 팀은 아쉬운 패배를 당했으나 손흥민을 향한 현지의 찬사가 쏟아졌다.
토트넘이 1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펼쳐진 리버풀과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리버풀은 8승4무1패 승점 28점으로 선두에 올랐고 토트넘은 7승4무2패 승점 25점으로 2위가 됐다.
이날 조제 모리뉴 감독은 노골적인 ‘선 수비-후 역습’ 전술을 들고 나왔다. 전반전 점유율은 리버풀이 80-토트넘은 20%에 불과했을 정도다.
과거 블랙번 로버스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1997-98시즌 EPL 득점왕 크리스 서튼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부상자가 많은 리버풀과의 일전은 토트넘이 우승 가능성을 타진할 절호의 기회”라면서도 “그렇다고 모리뉴가 안필드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건 모리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실리축구를 전망했다.
그리고는 “하지만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있다면 충분히 리버풀을 괴롭힐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는데, 예상은 적중했다.
킥오프와 함께 리버풀이 경기를 지배했고 토트넘은 마음먹고 웅크렸다. 그리고는 전방에 있는 케인과 손흥민을 믿었다. 전형은 공격적인 4-4-2였으나 실제로는 틀어막다가 카운터어택을 노렸다. 두 선수의 결정력에 기대는 형태였는데, 손흥민이 그 믿음에 답했다.
손흥민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33분 하프라인 아래에서 로 셀소가 스루패스를 뿌릴 때 정확하게 수비라인을 깨뜨리고 침투, 침착한 컨트롤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리버풀 골문을 열었다. 이날 토트넘의 첫 슈팅이었는데 그야말로 원샷원킬이었다.
경기 후 영국의 이브닝스탠다드는 “찾아온 유일한 찬스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마무리로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배후로 침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수비라인을 높이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라인을 깨뜨리는 움직임을 칭찬한 뒤 “”손흥민의 마무리 작업은 점점 더 치명적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 시즌 빼어난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기록이 입증한다. 정규리그에서만 11번째 득점을 성공시킨 손흥민은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득점레이스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각종 대회를 통틀어서는 14호포였고 7개의 도움까지 합치면 벌써 21개의 공격 포인트를 작성한 손흥민이다.
이날 득점은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99번째 득점이기도 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토트넘 통산 99번째 득점은, 왜 손흥민이 모리뉴 체제에서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지 보여줬다”는 말로 팀의 에이스급 활약상을 조명했다. 상징적인 포인트인 100골에서 이제 하나 남았다.
함부르크에서 3시즌과 레버쿠젠에서의 3시즌 등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총 50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5년 동안 벌써 99골을 넣었다. 일취월장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손흥민이다.
영국의 BBC는 손흥민의 득점이 나왔을 때 “토트넘은 경기 시작 후 30분 동안 리버풀에 압도당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침착하게 마무리해 만회했다”면서 “월드 클래스 공격수”라고 소개했다. 한때 팬들 사이 설왕설래가 있었으나 진짜 월드클래스가 된 손흥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