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NED’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기술 설명 용어에 불과하기 때문에 특정 기업만을 위한 독점적 상표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USPTO)은 지난 13일(현지시간) LG전자의 ‘QNED’ 상표권 등록신청(Trademark Application)에 대해 거부(Refusal) 예비결정을 내렸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상표를 출원한 지 4개월여만에 나온 미국 특허 당국의 판단이다.
미 특허청은 결정문을 통해 “QNED는 기술 기업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개발중인 퀀텀나노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emitting diode)를 설명하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G전자가 상표권 등록 신청 당시 응용 제품군으로 언급했던 TV 모니터, 스마트폰 패널 등에 적용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설명하는 용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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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청(USPTO)이 LG전자의 ‘QNED’ 상표권 신청에 대해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등록 거부 예비결정문의 일부(자료=USPTO) © 뉴스1 |
미국 특허법에 따르면 상표등록 신청인의 상품이 타인의 것과 구별이 가능할 때에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등록을 거부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이때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의 첫번째가 ‘상품에 대해 단순히 설명하거나 혹은 사칭해서 기술하는 것'(merely descriptive or deceptively misdescriptive of them)이다.
미 특허청은 LG전자에 이같은 결정을 통지하면서 재신청을 원할 경우 일부 내용을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재신청을 희망하면 6개월 이내에 답을 달라고 밝혔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9월 8일 미국에서 QNED 상표권 등록을 신청한 바 있다. 동시에 LG전자는 한국, 유럽, 호주 특허 당국에 QNED를 포함해 ‘NQED’와 ‘QNLED’ 등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후 3개월여가 흐른 지난해 12월말 LG전자는 차세대 프리미엄 LCD TV를 선보인 자리에서 2021년 신제품 명칭을 ‘LG QNED 미니 LED’라고 소개했다.
기존 LG전자의 LCD TV에 적용된 나노셀(Nanocell) 방식에 퀀텀닷(Quantum Dot) 기술을 더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제품명도 ‘퀀텀닷 나노셀 발광다이오드(Quamtum-dot Nanocell Emitting Diode)’를 뜻하는 QNED라고 붙였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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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021년 출시하는 미니 LED TV ‘LG QNED 미니 LED’ TV (LG전자 제공) © 뉴스1 |
그러나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현재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QNED를 개발 중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9년부터 ‘퀀텀닷 나노 발광다이오드’ 기반의 QNED를 연구하고 있는 단계였으나 LG전자가 지난해 9월 상표권을 먼저 신청하고 나선 것이다.
뒤늦게 삼성디스플레이는 LG전자보다 2주 가량 늦은 2020년 9월 25일에 미국, 호주, 유럽, 한국에 각각 QNED 상표권을 출원했다.
최근 결정에 비춰볼 때 미국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QNED 상표 등록신청도 거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는 단순 QNED 말고도 자신들의 사명을 추가해 ‘삼성 QNED’와 ‘LG QNED’라는 상표권도 지난해 미국, 유럽, 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 출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삼성과 LG가 단순히 ‘QNED’ 4글자만으로는 상표권 등록이 어렵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 실제 심사 과정에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 자신들의 사명을 집어넣은 QNED 상표권을 별도로 출원한 것으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