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서 '특허괴물'에 또 소송당한 삼성·LG 올레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전자업체 삼성, LG가 ‘특허괴물’에 의해 또 다시 미국에서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스마트폰과 TV 등에 탑재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기술과 관련해 삼성, LG, 소니 등 국내외 기업들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이 ‘특허괴물’ 업체는 지난해부터 삼성과 LG를 상대로 수차례 소송을 냈을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법적 분쟁을 제기했다가 두달여만에 스스로 소를 취하한 바 있어 새로운 소송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솔라스OLED(Solas OLED)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삼성, LG의 국내외 계열사 다수를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관세법 337조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관세법 337조는 현지에서의 상품 수입 및 판매와 관련해 특허권, 상표권 등의 침해에 따른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는 규정이다.

ITC는 소장 접수 이후 한달 가량의 검토 후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서 불공정 무역행위가 확인될 경우, ITC는 즉시 수입 및 판매금지 처분도 내릴 수 있다.

솔라스OLED는 소장을 통해 삼성과 LG를 비롯한 11개 기업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OLED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전자의 롤러블 OLED TV 제품의 모습(LG전자 제공)/뉴스1

피소 기업 명단에는 △삼성 계열사 3곳(삼성전자 본사·미주법인, 삼성디스플레이 미주법인) △LG 계열사 4곳(LG전자 본사·미주법인, LG디스플레이 본사·미주법인)이 포함됐다.

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인 BOE의 본사 및 미주법인 등 3개 계열사, 일본의 소니 미국본사도 제소 대상에 올랐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삼성과 LG 측은 공식입장을 자제한 채 “소장을 확인한 후에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스OLED는 2016년 3월 아일랜드 더블린에 설립된 특허전문관리회사(Non Practicing Entity·NPE)다. 다른 기업들로부터 특허를 매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서 소송을 남발해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이유로 ‘특허괴물’이라고 불린다.

업계에선 솔라스OLED가 설립 직후부터 국내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특허를 매입해 대규모 소송전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솔라스OLED는 지난해까지 OLED 분야에서 일본 카시오, 미국 ATMEL, 독일 슈트트가르트 대학 등으로부터 100건에 육박하는 OLED 구동회로 및 공정 관련 특허를 사들였다.

실제로 솔라스OLED가 국내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019년 4월엔 LG OLED TV를 겨냥해 독일과 미국에서 OLED 특허 소송을 제기하더니 그해 5월에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패널 특허 기술을 문제삼아 미국 법원에도 소장을 제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0년에도 솔라스OLED는 지난 9월 삼성, LG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지방법원과 ITC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솔라스OLED는 지난 11월엔 ITC에 제기한 소송을 스스로 취하했는데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독일 법원에서의 승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1월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솔라스OLED가 LG전자,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쟁과 시장 현황, 기술 주기 등을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이 OLED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특허괴물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관계자는 “OLED 후발 주자로서 적극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 업체와 우리 기업간의 시장 경쟁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며 “향후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지식재산을 매개로 우리 기업과 중국업체 간의 특허소송도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단독]美서 ‘특허괴물’에 또 소송당한 삼성·LG 올레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