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요 그룹이 대응 방안 모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대응과 미국 사업의 순조로운 운영을 위해서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관계 형성이 중요한 만큼 총수들이 직접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를 기부했다. 아마존, 오픈AI, 메타 등 주요 빅테크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 완성차 기업들의 기부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금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이 같은 정책이 현실화하면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현대차그룹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WSJ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추후 회동도 추진 중이다.
현대차 측은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관세 정책에 대응을 위해 정 회장이 직접 나서며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현지 대관 조직과 로비업체를 통해 트럼프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진과 소통하며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내달 3일 예정된 부당합병 의혹 사건 항소심 이후 운신의 폭이 넓어지면 적극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새해 첫 현장행보를 통해 그해 삼성전자의 사업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부문장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트럼프 시대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현장 방문 후 멕시코 법인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형성에 집중하는 건 개별 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 절차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5년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기업의 관세 면제 신청 7000건을 검토한 결과 우호적인 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이 높았다”며 “미국 경제 기여도를 적극 내세우고 개별 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 절차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SK그룹과 LG그룹도 각각 대관 조직인 SK아메리카스와 LG워싱턴사무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접촉 면을 넓혀가고 있다.
SK그룹은 미국 공화당계 로비스트 회사인 차트웰 스트래티지와, LG그룹은 캐피톨 카운슬 및 퍼블릭 스트래티지 워싱턴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사업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