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지난 6~8월 한국 완성차 업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선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조기 대응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미국 내 공장 재가동 후 3개월간(6~8월) 국산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8.9%로 크게 상승했다고 5일 밝혔다. 한국 브랜드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2011년(8.9%)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미국 내 자동차공장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조치로 인해 대부분 3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미국 시장의 76.8%를 차지하는 경트럭(SUV, 미니밴, 소형 픽업트럭 등) 차종에서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이 공장 가동중단 전 5.6%에서 재가동 후 6.9%로 1.3%p 증가했다.
GM(-1.8%p), 토요타(-0.3%p), 닛산(-1.2%p), 미쓰비시(-0.4%p) 등이 가동 중단 이후 시장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차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SUV 위주의 신차 출시와 품질경쟁력 확보, 수출물량 조정을 통한 효율적 재고관리가 주효했다고 차산업협회 측은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신규 SUV 라인업에 팰리세이드와 베뉴, 셀토스를 추가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경트럭 차종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현대차 넥쏘, 제네시스 G70·G80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했다.
이외에도 총 17개의 현대·기아차 모델이 탑 세이프티 픽 이상 등급을 획득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3~5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한국 내 공장 가동을 지속하는 등 생산능력을 유지한 결과 주요국 봉쇄조치 해제 후 수요급증에 대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11만143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5만5918대를 판매해 4.5% 늘었고, 기아차는 5만5519대로 24.4% 상승했다.
3분기 전체 판매량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달리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 기간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33만95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 실적은 감소했다.
특히 텔루라이드와 스포티지, 셀토스가 활약한 기아차는 1994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가장 높은 9월 소매 판매와 3분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경쟁 업체들도 정상 가동에 돌입한 상황이라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정만기 차산업협회 회장은 “업계는 노사안정과 생산성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정부는 기업의 이러한 노력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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