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가 인공지능(AI) 확산과 장기적인 매출 정체 속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컨설팅 제왕’으로 불려온 맥킨지마저 AI발(發) 감원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맥킨지는 향후 1년 반에서 2년에 걸쳐 비대면 지원 부서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천 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감원 대상은 주로 내부 운영과 행정, 기술 지원 등 고객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부서다.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성장 정체가 있다. 맥킨지의 연 매출은 지난 5년간 150억~16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기업과 정부의 위기 대응 수요가 폭증하면서 직원 수를 2012년 1만7000명에서 4만5000명까지 늘렸지만, 팬데믹 종료 이후 비용 절감 기조가 확산되며 수요가 급감했다.
AI의 급부상도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맥킨지 대변인은 “창립 100주년을 맞은 지금, AI가 사업 환경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대에 맞춰 지원 기능의 효율성을 재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맥킨지는 최근 몇 달간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를 확대하며 기술직 인력 약 200명을 이미 감축했다.
맥킨지는 자체 AI 플랫폼 ‘릴리(Lilli)’를 개발해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내부 리서치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대규모 인력이 필요했던 지원 업무의 역할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은 맥킨지뿐 아니라 컨설팅 업계 전반의 위기를 반영한다. 고객들은 이제 장기간의 포괄적 자문보다, 특정 문제에 대한 빠르고 저렴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액센추어, PwC, EY 등 주요 경쟁사들도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섰다.
외부 환경도 악화됐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컨설팅 비용 삭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자국 컨설팅 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며 외국계 업체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 한때 맥킨지의 최대 고객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하던 컨설팅 지출을 크게 줄였다.
다만 맥킨지는 모든 채용을 멈추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지원 인력은 줄이되, 고객과 직접 협업하며 AI를 활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컨설턴트 채용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26년 시카고대 교수 제임스 맥킨지가 설립한 맥킨지는 코카콜라, 골드만삭스, 각국 정부를 고객으로 두며 세계 최대 컨설팅 회사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AI 시대를 맞아 ‘사람 중심 컨설팅’ 모델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