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국 동계 스포츠 역사에서 분명한 전환점이었다. 한국은 금메달 5개를 포함해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7위에 올랐고,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중심이던 메달 구조를 스켈레톤, 봅슬레이, 스노보드, 컬링 등으로 넓히는 데 성공했다. 홈 어드밴티지가 작용했지만, 훈련 인프라와 종목 다변화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상승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총 9개의 메달에 그치며 종합 14위로 밀려났다. 메달 종목 역시 다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집중되며 평창의 성과가 일회성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가오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한국 동계 스포츠의 현재 위치를 가늠할 중요한 무대다. 대한체육회는 목표를 금메달 3개 이상으로 설정했다. 베이징 대회보다는 높지만, 평창보다는 현실적인 수치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메달 개수보다 어떤 종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쇼트트랙은 여전히 가장 확실한 메달 기대 종목이다. 여자부에서는 최민정과 김길리, 남자부에서는 황대헌과 신예 임종언이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최소 2개의 금메달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경쟁국들의 전력 상승으로 절대적인 우위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종목들의 가능성도 적지 않다. 평창에서 한국 스키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안긴 이상호는 마지막 올림픽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는 이채운과 최가온이 세계 정상급 기량으로 새로운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의 김민선과 이나현은 8년 만의 빙속 금메달을 노리고 있고,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차준환과 신지아가 메달권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봅슬레이, 컬링, 프리스타일 모굴 등에서도 복수의 종목이 잠재적인 메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동계 스포츠 특성상 환경 변수는 여전히 크다.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진 상황에서 결국 관건은 그동안 쌓아온 기량을 올림픽 무대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현하느냐다. 선수단은 현재 기량 자체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2018년 평창의 성공은 추억으로 남았다. 밀라노에서 한국 동계 스포츠가 노리는 것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성과의 정착이다. 특정 종목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종목에서 꾸준히 메달을 노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이번 올림픽이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