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공식 합병되며 기업가치 1조 달러를 넘는 초대형 민간기업이 탄생했다. 머스크는 이번 합병의 핵심 이유로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홈페이지를 통해 xAI 인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이번 합병이 “AI, 로켓, 위성 인터넷, 모바일 직접 연결, 실시간 정보 플랫폼을 하나로 결합한 가장 야심 찬 혁신 엔진을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합병된 회사에는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위성 사업과 함께 xAI의 챗봇 ‘그록(Grok)’, 소셜미디어 플랫폼 X까지 모두 포함된다.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6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약 50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특히 AI 연산 인프라의 한계를 강조하며 “향후 2~3년 내 AI 연산을 가장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장소는 지상이 아니라 우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양광을 활용할 수 있고, 토지 제약이 없다는 점을 우주 데이터센터의 핵심 장점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 개 위성으로 구성된 ‘궤도 데이터센터 시스템’ 구축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타링크 위성망을 기반으로 AI 연산과 데이터 처리를 우주에서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합병은 머스크가 자신의 사업들을 하나의 ‘머스크 제국’으로 통합하려는 장기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그는 소셜미디어 X와 xAI를 먼저 결합해 데이터와 인력을 통합했고, 이번에는 세계 최대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까지 끌어들였다.
테슬라만이 상장 기업으로 엄격한 공시 의무를 지는 반면, 스페이스X·xAI·보링컴퍼니·뉴럴링크 등 머스크의 주요 기업들은 비상장사다. 이로 인해 머스크는 주주 승인 부담 없이 대규모 합병과 전략적 결정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병으로 스페이스X의 가치를 약 1조 달러, xAI의 가치를 약 2500억 달러로 평가했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직원 지분 거래를 통해 8000억 달러, xAI는 올해 초 자금 조달을 통해 23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뉴버거 버먼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다니엘 핸슨은 “로켓·위성·AI를 결합한 수직적 통합은 강력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거버 카와사키의 CEO 로스 거버는 “각 회사가 자금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연쇄 합병이 이뤄진 것”이라며 재무적 필요성이 컸다고 지적했다.
우주를 AI 인프라의 다음 무대로 삼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이 현실이 될 경우, 글로벌 기술 경쟁의 무대 자체가 지상에서 궤도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