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일방주의적 외교 행보에 피로감을 느낀 각국 정상들이 중국과의 관계 복원 및 강화를 위해 잇따라 베이징을 찾고 있다. 대미 의존을 줄이고 외교·경제 관계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일관적인 파트너라는 평가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영국에서는 키어 스타머 총리가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영국 총리의 방중은 8년 만이다. 이번 일정에는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과 피터 카일 무역장관, 금융·서비스 분야 주요 기업 경영진이 동행한다. 런던 내 대규모 중국 대사관 건립 논란과 안보 우려, 홍콩·신장 위구르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남아 있지만, 영국은 경제 협력에 방점을 두고 관계 개선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외무장관이 이번 일정에 불참한 점을 들어 “정치적 논쟁보다 경제적 실익을 우선시한 선택”이라며,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 전선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나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 역시 8년 만이다. 양국은 그간 관세 분쟁과 외교적 갈등을 겪어왔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캐나다산 전기차·카놀라유 관세 인하와 캐나다의 대중 시장 접근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미셸 마틴 아일랜드 총리,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 등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했으며, 2월에는 독일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방중도 예정돼 있다. 아시아와 남미에서도 중국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로 불리는 고립주의적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압박과 동맹국을 향한 강경 발언, 예측하기 어려운 외교 결정이 이어지면서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세계 곳곳의 지도자들이 중국을 찾는 이유는 중국의 대내외 정책이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높은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 장관은 최근 방중 후 “중국과의 대화가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의 대화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노선이 오히려 미국의 동맹국들을 중국으로 밀어내고 있다”며, 일부 서방 국가들이 안정을 찾기 위해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보는 중국과 협력의 문을 다시 열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