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공영방송 BBC를 상대로 최소 100억 달러, 한화 약 15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BBC가 대선 직전 자신의 연설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BBC를 상대로 플로리다 남부 연방법원에 명예훼손 및 주(州)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측 법률팀은 각 혐의에 대해 50억 달러씩, 총 100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했다.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BBC가 지난해 미국 대선 직전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되고, 명예훼손적이며, 기만적이고, 선동적인 인물로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직전 워싱턴DC에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의도적으로 편집해 폭동을 선동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BBC의 대표 시사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파노라마(Panorama)’의 ‘트럼프: 두 번째 기회?’ 편이다. 해당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서로 다른 시점의 발언을 한 문장처럼 이어 붙여, 폭력 사태를 직접 부추긴 인상을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측은 실제 두 발언 사이의 시간 간격이 약 55분에 달하며, BBC가 편집 과정에서 “평화적으로 행동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법률팀 대변인은 BBC가 “좌파적 정치 의제를 위해 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 관련 보도에서 시청자를 기만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 논란은 지난달 BBC 내부 보고서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보고서 공개 이후 BBC는 “편집 과정에서 판단 오류가 있었다”며 사과했고, 팀 데이비 BBC 사장과 데보라 터니스 뉴스 총괄이 사임했다. 그러나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해배상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영국의 명예훼손 소송은 보도일로부터 1년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는데 해당 기한이 이미 지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언론 보도를 상대로 제기한 최대 규모의 법적 대응으로, 향후 미국과 유럽 언론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