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하기로 했던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집행 시점을 늦추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환율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대미 투자 이행을 보류하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현재의 환율 여건에서는 투자 집행을 강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에서는 기업과 개인 투자자들의 자본 유출이 이어지며 원화 가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화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 대비 8% 이상 하락했으며, 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해외 투자에 필요한 재원 조달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투자 계획은 지난해 한국과 미국 간 무역 합의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한국은 올해부터 매년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되 외환시장 불안 등 특수 상황이 발생할 경우 투자 시기와 규모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탄탄한 경제 기초체력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원화 가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발언 이후 원화는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이후 다시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블룸버그의 질의에 대해 한국 재정경제 당국은 “2026년 상반기에 대규모 대미 투자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앞서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이 언급한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환율 불안이 실물 투자와 외교·통상 현안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원화 흐름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일정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