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요구와 관세 위협을 둘러싼 유럽 지도자들의 공개 성토의 장이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연설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금은 새로운 제국주의나 식민주의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깡패들보다는 존중을, 잔혹성보다는 법치를 원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을 종속시키려 한다고 비판하며, 유럽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주저 없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 해왔지만, 이제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은 단결해 트럼프에게 ‘여기서는 레드라인을 넘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며 “함께 서지 않으면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독립적인 유럽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고, 에바 부시 스웨덴 부총리는 로이터에 “아첨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EU는 더 강경해져야 하고, 필요하다면 무역 보복 옵션을 즉각 사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비판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행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덴마크 주도의 훈련에 참여한 유럽 8개국에 대해 2월부터 10%, 6월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유럽 각국은 이 조치가 지난해 타결된 미·EU 무역 합의를 위반한다고 보고, 오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다보스포럼에 직접 참석할 예정으로, 21일 오후 2시 30분 약 1시간가량 특별 연설을 할 계획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그린란드와 관세 문제를 둘러싼 미·유럽 간 긴장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사태를 다소 진정시키려는 분위기도 보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로이터에 “왜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야 하느냐”며 “히스테리를 가라앉히고 심호흡을 하라”고 말해, 장기적 무역전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