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알리바바 그룹이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AI 칩 ‘H20’과 맞먹는 성능의 자체 인공지능 칩을 공식 공개하며 반도체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거론되던 알리바바의 AI 칩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전액 출자한 반도체 자회사 핑터우거(T-Head)는 30일 PPU(병렬처리유닛) 기반 AI 칩 ‘전우(鎭武) 810E’를 공개했다.
차이징은 “알리바바가 그동안 810E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클라우드·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존재였다”며 “전우 810E는 GPUPU(범용 병렬 컴퓨팅) 아키텍처를 채택해 기술 경로 면에서 엔비디아 GPU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성능 평가도 눈길을 끈다. 차이징은 전우 810E가 엔비디아 A800과 중국 내 출시된 다수 AI 칩을 능가하며,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칩 H20과 동급 성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두 쿤룬신 P800과 알리바바 PPU를 딥시크 R1, 알리바바 첸원 모델에 적용한 결과 토큰 처리 효율이 H20보다 오히려 우수했다”고 전했다.
핑터우거가 공개한 사양에 따르면 전우 810E는 96GB HBM2e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인터커넥트 대역폭은 초당 700GB에 달한다. 회사 측은 해당 칩이 대규모 AI 추론 작업은 물론 자율주행 분야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이징은 또 “현재 최소 9개의 중국 AI 칩 기업이 출하량 또는 주문량 1만 개를 이미 돌파했다”며 “이는 중국산 AI 칩이 성능과 안정성 측면에서 시장의 신뢰를 받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의 이번 공식 발표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중국이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빅테크의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힘의 균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