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유럽연합(EU)이 20년간 이어진 협상을 마무리하고 초대형 자유무역협정(FTA)을 전격 체결했다. 이번 합의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 세계 무역량의 3분의 1을 포괄하는 거대 자유무역 지대가 출범하게 됐다.
뉴스1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과 인도는 FTA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회담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이 참석했다.
모디 총리는 “이번 협정은 전 세계 GDP의 약 25%를 아우르는 역사적 합의”라며 “인도 14억 인구와 EU 시민들에게 막대한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인구 20억 명 규모의 자유무역 지대가 형성되며 양측 모두 실질적 혜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FTA로 2032년까지 EU의 대(對)인도 상품 수출이 두 배로 증가하고, EU 수출액의 약 96.6%에 해당하는 품목에서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간 약 40억 유로 규모의 관세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EU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110%에서 단계적으로 10%까지 낮추고, 자동차 부품 관세도 5~10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했다. 기계류·화학제품·의약품에 부과되던 11~44% 수준의 관세 역시 대부분 없앤다. 특히 유럽산 와인 관세는 150%에서 20%로 대폭 인하되고, 올리브유와 제과·제빵류 등 가공 농산물에 대한 장벽도 낮아진다.
EU는 인도산 제품의 99.5%에 대해 7년간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해산물, 가죽, 화학제품, 고무, 비철금속, 보석류 등 주요 품목은 최종적으로 관세가 0%가 된다.
양측은 FTA와 함께 안보·국방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해양 안보, 사이버 및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 테러 방지,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방산 산업 협력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인도와 EU는 2007년부터 FTA 협상을 시작했지만 시장 개방과 규제·표준 문제로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번 타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등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이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무역을 ‘무기화’하는 흐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점점 불안정해지는 세계에서 전략적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적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협정은 그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