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오는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팬들에게 미국 방문을 자제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기조가 외국인 팬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6일 현지 언론 가디언과 USA투데이에 따르면, 블라터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팬들에게 줄 수 있는 조언은 단 하나, 미국에 가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번 월드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마르크 피에트의 지적은 옳다”고 밝혔다.
블라터가 언급한 마르크 피에트는 스위스 출신 형법학자이자 반부패 전문가로, 블라터 재임 시절 FIFA 개혁 작업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그는 최근 스위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압박과 이민 당국의 권한 남용을 목격했다”며 “팬들이 미국으로 가는 것을 장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에트는 특히 “입국 과정에서 당국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곧바로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며 “그나마 운이 좋을 때의 이야기”라고 경고했다. “어차피 TV로 보는 게 더 잘 보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사망한 사건 이후 나왔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방식과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안전 문제가 국제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본선 진출국 팬들의 입국 문제도 거론된다. 이란과 아이티 등 일부 국가는 미국의 입국 제한 대상 국가에 포함돼 있어, 월드컵 원정 응원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축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FC 장크트파울리 회장이자 독일축구협회 부회장인 오케 괴틀리히는 최근 인터뷰에서 “월드컵 보이콧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보이콧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보다 지금의 잠재적 위협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마리나 페라리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현재로서는 보이콧 계획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단정할 수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계속해서 국제적 논란을 키울 경우, 북중미 월드컵을 둘러싼 보이콧 논의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