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을 다시 한 번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리며 환율 정책에 대한 감시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개입뿐 아니라, 상승을 억제하는 조치까지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10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6월까지의 4개 분기를 평가 대상으로 삼았으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다.
태국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이유로 새롭게 명단에 추가됐고, 한국은 기존과 동일하게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지정 기준 3가지 가운데 △대미 무역 흑자 150억 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등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 재무부의 ‘대칭적 개입’ 요구다. 재무부는 앞으로 특정 국가가 자국 통화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한 개입과 상승을 막기 위한 개입을 균형 있게 수행하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위적 평가절하, 즉 통화 가치 하락 방어에 집중됐던 감시 초점을 통화 가치 상승 방어까지 확대한 것이다. 사실상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자율성을 한층 더 제약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재무부는 더 나아가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뿐 아니라 비전통적 수단까지 감시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했다. 자본 유출입 통제, 거시건전성 정책은 물론, 국민연금과 같은 정부 연기금이나 국부펀드의 해외 투자 활동이 환율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도 살피겠다는 의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괴적인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교역국의 환율 관행 분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한국 외환 당국의 정책 운용 공간이 한층 더 좁아질 수 있다며, 향후 한미 간 환율·통상 협의에서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